지난 1월 교회 입구에 화려하지 않은 작은 십자가 하나를 세웠습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모르실 겁니다.
전에 미국교회에서 사용하던 낡은 십자가인데,
창고를 정리하며 차마 버릴 수가 없어서,
재정비하고 콘크리트로 기초를 해서 튼튼하게 다시 세웠습니다.
그리고 사순절을 시작하며, 사순절을 나타내는 색깔인 보라색 천을 걸쳐 놓았습니다.
십자가에 천을 매다는 장식은 본래 예수님의 부활을 상징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예수님의 부활의 증거로는 빈 무덤 속에 남겨진 세마포가 대표적인데,
전통적으로 교회는 흰색 세마포를 십자가 위에 걸쳐 놓음으로써,
예수님의 부활의 사건을 시각적으로 보게 하여, 그 효과를 극대화 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 장식이 사순절에도 적용되면서 보라색, 검은색, 또는 붉은색 등으로,
우리의 회개와 예수님의 수난을 표현하는 시각적 도구로 발전했던 것입니다.
십자가를 보면서, 주님의 고난을 기억하며, 참회의 사순절을 보내시길 기도합니다.
